2007/06/05 19:20

기자님들 생각 좀 하고 살자구요

 얼마전 우리 해군의 첫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의 진수식이 있었다. 이 날 노무현 대통령의 축사가 있었는데. 앞뒤 내용 다 자르고 "정말 이 배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 곰곰이 생각도 했었다" 라는 한마디를 갖고 문화일보에난 기사의 제목은...

"盧 “정말 필요한 배일까” 발언 논란"

 할말이 없다 정말...
참고 : 최진순 기자의 블로그,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 "한국언론은 자살했다"

 또 요즘 들어 기자실 통폐합에 대한 얘기가 참 많다. 그래 통폐합이 뭐 언론의 민주화에 역행을 하는거든 뭐든간에 그럼 그 이유를 조목조목 들어주던지. "선진국인 미국, 일본, 이탈리아에는 있어"서? 이 이슈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실제 미국, 일본, 이탈리아의 언론 자유도 실태와 기자실 운영에 대한 내용들, 대한민국땅에서 기자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내용들은 접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다. 여튼 그것보단 자신들이 갖고 있던 기득권을 놓고 싶지 않아서가 더 맞는 답인거 같기도 한데?

 연초에 노대통령의 신년 연설이 있었다. 당시 조선일보에는 이런 사진이 실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연설을 한 23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선 텔레비전을 통해 연설이 중계됐다. 그 옆에서 한 노숙자가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고 있다.


 연설 내용이 어땠고 이 사진자체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 옆에서 한 노숙자가 쓰레기 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고 있다." 이 말이 어떤 의도로 들어간걸까? 그냥 순수하게 독자들을 위해서 사진을 조목조목 묘사해준것 뿐인가? (뭐 결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 사진은 연출된 사진이다 쪽으로 결론이 났던걸로 기억한다.)
참고 : 몽양부활님의 블로그 :: '조선일보'와 '뉴욕타임스'의 현격한 수준차

 무슨 사건하나만 나도 그렇다. 얼마전 중학생이 자신을 길러주신 할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기사 마지막에 들은 문구 "x모군은 평소 폭력적인 게임을 즐겨왔으며.." 이 사건의 원인이 폭력적인 게임때문이라고 기자 멋대로 정해버리고 (그래 좀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긴 하지만) 슬그머니 독자들의 의식에 까지 심어버린다.

 이런 예를 들자면 끝도 없이 나올것이다. 기자라면 사실을 전달해줘야지 왜 말장난질로 독자들의 의식을 조종하려고 시도하는 거지? 위에서처럼 앞뒤문장을 다 끊어먹는 다던가 근거없는 데이터의 이용따위 같은 것들 말이다. 사람의 의식이란건 이런 주입들을 통해서 너무 쉽게 바뀌어 버릴 수도 있다.

 예전 즐겨듣던 신해철씨의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신해철씨가 워낙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이런 얘기를 했었다.

 데이터를 내세운다는게 참 우습다. 예를 들어서 "군대스리가 선수생명이 평균 50년이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아.. 군대스리가가 위험하구나 고작 50년이라니"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을 살펴보면 국군 창설이 50여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선수생명 50년 넘은 선수가 어디있겠나?

.. 뭐 물론 선수생명이 50년이면 무지 길은 거긴 하지만 -_-;;.. 그냥 예를 들자면 말이다.

 노대통령이 잘했다 못했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다. 그저 '보도'라는 큰 범주에서 바라봤을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사실자체를 보도해야할 기자들이 왜 소설을 써대는 건지. 이게 기사야 사설이야?

 뭐 물론 '기자'라는 집단 자체가 다 저렇다는 건 아니다. 위에서 인용한 최진순 기자님처럼 언론인으로서의 충실한 기자의식으로 무장한 기자님들도 많이 계시다. 근데 미꾸라지가 한마리가 물 흐린다고 하는데 미꾸라지가 좀 많은 것 같다. 기자님들 생각좀 하고 기사씁시다. 네?

p.s 허락없이 무단으로 링크 걸어버린 최진순 기자님과, 몽양부활님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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